월드컵 우승컵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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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오공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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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의 우승컵은 두 개: 줄리메컵과 FIFA컵
스포츠 세계에는 우승이라는 꿈을 상징하는 컵과 트로피 등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대개 컵이라고 하면 전통적인 술잔이나 병모양을 갖추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트로피라고 할 때는 그 틀을 벗어난 독특한 조형물을 이른다. 모든 팀들은 최고의 제전인 FIFA월드컵을 비롯해 FA(축구협회)컵, UEFA(유럽축구연맹)컵 등 다양한 '컵 쟁취'를 위해 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컵을 걸고 싸우는 걸까?
스포츠 이벤트에서 수여되는 컵의 역사는 장구한 전쟁의 역사와 뿌리를 같이 한다. 고대 그리스 시절 전투가 벌어진 다음 승자는 패자의 진영에 승전 기념물을 세웠다. 이것이 '트로피(trophy)로서 '패배'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ropaion'이 어원이다. 그러나 고대 트로피는 얼마 못가 썩어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은제 트로피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은덩이·은구(銀) 등 다양한 형태의 트로피는 18세기 초 영국 앤 여왕 시절 비로소 컵 모양으로 변신하였다. 당시 승마대회 우승자가 술을 따라 마실 수 있도록 트로피를 컵 형태로 제작한 것인데, 컵이 스포츠 트로피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가 된 것은 이때부터이며, 컵은 곧 '승자를 위한 축배'를 상징하는 것이 되었다.
월드컵 축구에서도 이 전통을 이어 받아 결승 직후 우승팀에게 컵을 주었으며, 월드컵의 역사 동안 우승컵은 2개가 제작되었다. 월드컵 우승의 꿈을 상징하는 줄리메컵과 지금의 FIFA컵이 있는데, FIFA컵은 컵이라기보다는 사실상 트로피라고 불러야 정확할 듯하다. 대개 기증자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컵과 트로피들은 연륜이 쌓이면서 대회 자체를 상징하는 주인공으로 자리잡게 마련이다. 월드컵에서 우승하면 우승 상금 외에 우승컵을 받는데, 이 우승컵에 선수들이 키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에 만들어진 월드컵 우승컵의 이름이 줄리메컵이며 이후에 제작되어진 우승컵의 이름이 피파 컵이다.
줄리메컵
줄리메컵은 1930년 제1회 우루과이대회부터 1970년 멕시코 대회까지 사용된 월드컵 우승컵으로 프랑스의 조각가 아벨 라플뢰르(Abel LaFleur)가 제작한 것이다. 1.8kg의 순금으로 되어 있으며, 컵의 모양은 준보석 받침대 위에 승리의 여신 니케가 8각형의 성찬배를 받들고 있는 형상이다. 받침대 8면 중 4면에는 순금접시가 1개씩 그려져 있고, 트로피에는 이름과 1930년부터 1970년까지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우승한 9개의 국가명이 새겨져 있다.
1946년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자 월드컵 축구대회 창시자인 프랑스의 줄 리메의 월드컵에 대한 애정과 정열을 기리기 위해 줄리메컵으로 명명되었다. 시가로는 3만 5,000달러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축구인들에게는 값으로 평가할 수 없는 명예의 상징이다.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줄리메컵은 FIFA 부회장인 이탈리아 오토리노 바라시에 의해 신발상자에 숨겨져 땅 속에 묻히는 비운을 겪으며 독일군의 강탈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1966년도 잉글랜드대회 때 런던 국회 의사당 홀에 전시하던 중 도난당하기도 했으나 '피클리'라는 강아지가 도둑들이 런던공원 나무 아래 숨겨놓은 줄리메컵을 찾아낸 적도 있었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을 제패하여 통산 3회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이 줄리메컵을 영구 보존하게 되었으나, 관리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1983년 또다시 도둑을 맞았다. 브라질 경찰의 강도 높은 수사에도 불구하고 행방이 묘연해진 줄리메컵은 이후 경찰조사 결과 도둑들이 트로피를 녹여 팔아 치운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이후 브라질축구협회는 줄리메컵을 기리기 위해 복제품을 제작하여 보관하고 있다.
FIFA컵: 별을 상징하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
지금의 월드컵 우승컵은 1970년 FIFA가 새로 제작한 트로피로 공식명칭은 FIFA 월드컵(The FIFA World Cup)이다. 1974년 서독 월드컵에 처음 등장하였으며, 우승국은 다음 대회까지 4년 간 보관한 후 반납하도록 하여 영구적인 FIFA의 소유물로 규정을 바꾸었다. 또한 25만 스위스 프랑(약 23만 달러)의 보험에 가입해놓았고, 월드컵축구대회 조 추첨 및 대회 기간 동안에만 삼엄한 경비 속에 전시된다.
FIFA 월드컵은 FIFA의 공모를 통해 세계 각국의 53개 출품작 가운데 채택된 이탈리아의 실비오 가자니의 작품이다. 지름 15cm의 받침대 위에 2명의 선수가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형상으로, 높이는 36m이고, 무게 4,970g의 18금으로 제작되었다. 밀라노의 베르토니(Bertoni) 사가 1973년 제작했는데, 당시 제작비는 2만 달러였다. 바닥에서부터 나선형으로 올라오는 선들은 세계를 제패하려는 힘을 나타내고, 조각 전체에 넘쳐흐르는 생동감은 대회의 활기를, 2명의 선수가 두 손으로 세계를 떠받들고 서 있는 모습은 승리의 결정적인 순간을 각각 상징한다는 게 설계자의 설명이다. 하단에는 2줄의 녹색 공작석 띠가 있는데, 그곳에 우승국의 이름을 새긴다. 17개의 명판이 있으므로 현재의 FIFA컵도 2038년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할 것이고, 이후에는 FIFA가 영구 보관할 예정이다.
유니폼의 별은 우승의 상징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우리팀 응원단이 내세웠던 응원구호 중의 하나는 '꿈★은 이루어진다' 였다. 별(★)은 우승을 뜻한다. 월드컵 우승팀들은 모두 유니폼 앞가슴에 이 별을 단다. 지금까지 3번 우승한 독일팀은 3개의 별을 달고 뛰었고, 2002년을 포함해 5번이나 우승한 브라질팀은 오는 2006년 독일 월드컵대회에서 가슴에 5개의 별을 달고 경기장에 나올 것이다. 반면 우리 선수들의 유니폼에는 별이 없다. 아직 '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 이후 '꿈★은 우리에게 승리의 기쁨과 자부심을 주면서 친근하게 다가왔고 희망을 상징하는 단어로 자리잡았다.
상금보다 큰 배당금
월드컵에서는 공식적으로 상금이 제공되지 않는다. 대신 각 경기에 출전한 팀들에게 경기 수대로 배당금을 준다. 지난 월드컵에선 참가국들에게 교통비와 숙박비 등의 명목으로 100만 스위스 프랑(우리 돈으로 7~8억 원 정도)을 지급하였다. 조별 리그 3경기 출전에 450만 스위스 프랑, 16강은 160만 스위스 프랑, 8강은 180만 스위스 프랑, 4강은 200만 스위스 프랑이 주어진다. 성적이 올라갈수록 배당금이 추가 지급된다. 그리고 우승을 하게 되면 250만 스위스프랑, 준우승은 225만 스위스 프랑의 배당금이 주어지며 이 모든 것이 누적된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브라질은 100+450+160+180+200+250=1,340만 스위스 프랑(우리 돈으로 약 107억원)을 받았다.
4강 신화를 연출한 우리나라 선수들은 포상금과 FIFA의 경기 출전 수당을 합해 총 170억 원 이상의 엄청난 금액을 받았다. 8강에 머물렀다면 131억 원을 받았을 것이다. 이운재의 선방과 홍명보의 결승PK로 39억 원을 더 번 셈이다. 내역을 보면 우선 대한축구협회가 월드컵 4강에 건 포상금이 선수 한 사람당 3억 원이고, 여기에 정부가 별도로 지급하기로 한 1억 원을 합쳐 23명의 선수가 받은 금액은 각 4억 원씩이며, 각 기업체에서도 격려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선수들은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았다. 여기에다가 4강 진출로 FIFA 배당금이 약 16억 원이나 늘었다. 8강 진출에 따른 62억 원까지 합하면 FIFA로부터 받는 총액은 약 78억 원이다. 또한 1~4위에 따른 추가 금액(우승팀 19억, 준우승팀 17억, 3~4위 15억 원)도 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4강 진출 보너스로 25만 달러(3억 원)를 받았다. 또한 히딩크 감독은 협회 공식 후원사인 현대자동차가 16강진출시 약속한 그랜저 XG 승용차를, 선수들 역시 쏘나타 자동차를 제공받았다. 이밖에 월드컵 출전 선수 및 히딩크 감독에게 각종 CF가 줄을 이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창출한 가치는 측정하기 힘들 정도다.
참조: 축구공의 역사